연금 활용 주택 구입안의 허점으로 주거비 부담이 치솟을 수 있는 이유
- Tim
- 2월 27일
- 3분 분량
다가오는 연방 선거를 앞두고 주택 구매력 문제가 다시 한 번 핵심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. 수십 년 전부터, 정치권 양측 모두는 첫 주택 구매자의 발걸음을 재촉하기 위해 여러 인센티브를 제시해 왔습니다. 이번에는 우리의 연금을 활용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습니다.
야당(연립·Coalition)이 캔버라에서 다시 정권을 잡을 경우, 자격 요건을 갖춘 첫 주택 구매자들에게 연금에서 5만 달러를 즉시 꺼내 집을 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.
야당 대표인 피터 더튼(Peter Dutton)은 지난달, 해당 아이디어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며 “주택 소유의 꿈을 되찾겠다”고 공언했습니다. 야당은 이 계획을 2025년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한 핵심 수단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.
“부모님을 통해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사람들에게만 부동산 시장 진입이 국한되어선 안 됩니다. 그래서 연립 정부는 첫 주택 구매자들이 연금에서 최대 5만 달러를 꺼내 집을 살 수 있도록 허용할 것입니다. 또한, 별거 혹은 이혼을 경험한 여성들에게까지 그 혜택을 확대할 것입니다.”
– 피터 더튼
공약 발표 당시 더튼 대표는 첫 주택 구매자들이 현 정부에서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습니다.
“알바니지(Albanese) 노동당 정부하에서, 저는 호주인들의 분위기가 바뀌는 것을 목격해 왔습니다. 너무 많은 호주인들에게서 열망이 불안감으로 대체되었습니다. 낙관이 비관으로 바뀌었고, 국가적 자신감은 점점 사그라들고 있습니다.”
– 피터 더튼
자유당(연립)과 노동당의 제안 비교
만약 야당이 정권을 잡게 된다면, 호주인들은 첫 주택 구입을 위해 5만 달러의 목돈을 연금에서 인출할 수 있게 됩니다. 이 제안에 따르면, 연금에서 한 번에 뽑아쓴 금액은 주택을 매각할 때 다시 연금 계좌로 되돌려 놓아야 하며, 이는 은퇴 시점의 자금 마련을 돕기 위한 조치입니다.
한편 노동당 정부하에서도 이미 첫 주택 구매자가 연금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존재합니다. 하지만 야당의 ‘한 번에 목돈 인출’ 제안과 달리, 현재 정부의 ‘First Home Super Saver (FHSS)’ 제도는 좀 더 세제 혜택에 초점을 맞춘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. 전통적인 저축 계좌보다 세금을 절약하면서 집값을 모을 수 있도록, 세전 소득에서 먼저 연금 계좌로 추가 납입을 하면 소득세 부담이 줄어드는 구조입니다.
노동당의 FHSS 제도하에서는 한 회계연도당 최대 1만5,000달러까지 본인이 자발적으로 납입한 연금 불입금을 인출할 수 있으며, 여러 해를 합쳐 총 5만 달러(해당 납입금에서 발생한 투자수익 포함)까지 꺼낼 수 있습니다. 개인 자격 심사라 두 사람이 각각 FHSS를 활용해 동시에 자금을 끌어올 수도 있는데, 이 경우 같은 주택을 구입할 때 최대 10만 달러까지 마련할 수 있습니다.
연금만으로는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
호주연금펀드협회(Association of Superannuation Funds Australia, 이하 ASFA)의 연구에 따르면, 평균적으로 Z세대와 Y세대는 연금 계좌에 10만 달러 미만의 잔액을 보유하고 있습니다. 이들이 연금에서 한 번에 5만 달러를 꺼낸다면, 은퇴 자금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셈입니다.
ASFA가 최근 발표한 연구 결과 또한, 연금 조기 인출이 모든 첫 주택 구매자에게 필연적으로 내 집 마련 기회를 열어주진 않는다고 분석했습니다. 특히 연금 잔고가 적은 이들에게는 큰 도움이 되기 어렵다고 합니다.
“연금은 당장 손대기 쉬운 유혹의 대상일 수 있지만, 분석 결과 이는 이미 집을 살 여력이 있는 젊은 층에게만 유리하고, 우리 주거 위기를 심화하는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합니다.”
– 메리 델러헌티(Mary Delahunty), ASFA 대표 (2024년 보고서)
REA 그룹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매니저인 앵거스 무어(Angus Moore) 역시, 첫 주택 구매자들이 더 큰 금액의 예치를 준비할 수 있게 되는 것은 분명 도움이 되지만, 핵심은 주택 공급이라고 강조했습니다.
“첫 주택 구매자들에게 가장 큰 장벽은 목돈 마련입니다. 예를 들어 일반 수입 가정이 소득의 20%를 저축한다고 가정했을 때, 중간값 수준의 주택을 사기 위해서는 약 5년 반 정도가 걸립니다.”
– 앵거스 무어
“이번 정책이 누구에게 실제로 이득이 될지 생각해보면, 젊은 층 중에서도 연금 잔고가 많지 않은 사람들은 별다른 혜택을 보기 어렵습니다. 반면 연금 잔고가 많은 사람들은 애초에 고소득자일 가능성이 커 굳이 연금을 건드리지 않고도 집을 살 능력이 있을 것입니다.”
무어 씨는 야당의 계획이 일부 첫 주택 구매자들이 조금 더 일찍 집을 살 수 있도록 도와줄 수는 있겠지만, 그것이 모든 첫 주택 구매자에게 만능 해법은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.
“주택 구매력 문제를 논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(단기간에 해결될 사안은 아니지만) 결국 주택을 더 많이 공급하는 것입니다. 그래야만 장기적으로 안정된 가격이 형성되어 진정한 의미의 주택 구매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.”
PropTrack의 최신 주택가격지수(Home Price Index) 보고서에 따르면, 작년 23개월 연속 상승했던 호주 주택 가격은 올해 1월에 두 달째 하락했습니다. 그러나 이미 상당 기간의 가파른 상승으로 많은 주택 담보 대출자가 부담을 느끼고 있습니다.
주택업계 전문가들의 시각
REA 그룹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매니저인 앵거스 무어는 주택 공급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말합니다.
(사진 제공: REA 그룹)
부동산 업계 역시 첫 주택 구매자가 연금을 활용하는 방안을 대체로 긍정적으로 보는 편이지만, 이것만으로는 주택 문제를 완벽히 해결하지 못한다고 공통적으로 말합니다.
“이번 정책은 많은 호주인들에게 주택 시장 진입의 가장 큰 걸림돌이 ‘목돈 마련’이라는 현실을 인정한 조치입니다. 첫 주택 구매자가 자신의 연금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, 이 문제에 대한 실질적이고 목표지향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입니다.”
– 조슬린 마틴(Jocelyn Martin), 주택산업협회(Housing Industry Association) 전무이사
“호주인들이 자신의 연금을 활용해 집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결정은 재정적 안정을 강화하고 지역사회의 안정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. 궁극적으로 연금은 은퇴를 위해 준비되는 자금이지만, 내 집 마련만큼 미래 안정을 보장해주는 것도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. 물론 추가적으로 토지 공급 확대, 규제 비용 절감, 충분한 주택 공급 정책 등이 뒤따라야 지금의 수요 증가를 감당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.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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